Home >

오늘은 행복하다 - 김후란

2009.11.26 18:00

윤성택 조회 수:1284 추천:118

  <오늘은 행복하다> / 김후란 (195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문학청춘》2009년 겨울호

          오늘은 행복하다

        별들이 뜬 강물이다
        황홀한 노랫소리 함께 흐른다
        
        너의 손을 잡고
        밤이 깊어도 세월이 가도
        바다에 합쳐지는 먼 그날을 향해
        끝없이 별을 주우며 흘러간다

        별과 노닐며
        이 세상 어느 기슭에나
        눈물 젖은 사랑의 말 꽃 피우는
        열정의 언어
        속 깊은 정 넘치는 그 눈빛에
        가슴이 벅차올라 부서지면서

        오늘은 행복하다 이 강물에
        함께 취해 흐르는        
        꿈길이다.

        
[감상]
현대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건 질서 속에 편입된다는 거겠지요. 문명은 물질의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그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틀에 맞춰 살아가야 합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매일 출근해야 하고 매일 학교와 학원에 가야합니다. 이러한 암울한 일상을 이 시는 가만가만 ‘행복’으로 이끕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랑, 열정을 시적 에너지로 감싸준다고 할까요. 시의 본연의 기능 중에 하나가 영혼의 고양(高揚)이지 싶은데, 이 시는 이렇듯 그 벅참으로 충만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91 木도장 - 손택수 2001.06.01 1536 350
1190 흉터 속에는 첫 두근거림이 있다 - 정영선 2001.07.12 1620 337
1189 우체통 - 이진명 2001.04.11 2538 334
1188 트렁크 - 김언희 2001.04.11 1758 332
1187 넝쿨장미 - 신수현 [1] 2001.04.07 2046 332
1186 ㅎ 방직공장의 소녀들 - 이기인 2001.04.24 1668 331
1185 나무에게 묻다 - 천서봉 2001.06.11 1781 327
1184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 허수경 2001.04.16 2126 327
1183 날아가세요 - 허연 2001.04.12 2172 327
1182 희망은 카프카의 K처럼 - 장석주 2001.06.28 1649 325
1181 전망 좋은 방 - 장경복 2001.04.23 1889 325
1180 백신의 도시, 백신의 서울 - 함민복 2001.05.17 1380 324
1179 간이역 - 김선우 [2] 2001.04.17 2218 324
1178 우울한 샹송 - 이수익 2001.04.13 1876 324
1177 빛을 파는 가게 - 김종보 2001.07.16 1694 322
1176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 장석남 [1] 2001.04.28 1759 321
1175 펜 노동자의 일기 - 이윤택 2001.04.26 1661 321
1174 그대들의 나날들 - 마종하 2001.06.29 1522 319
1173 장화홍련 - 최두석 2001.04.30 1504 319
1172 봄의 퍼즐 - 한혜영 [2] 2001.04.03 2355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