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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장석원 / 2002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당선작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백 송이 꽃을 피운 수련은 어느덧 물에 잠겼다. 서서히 문이 열리고 있었고, 바람은 그때 태어났다.

나의 이름은 피곤한 바람이다. 나는 백 송이 수련이 내뱉은 한숨이다.

햇빛이 몸을 데워 비상했고, 몸 속에는 한 방울 물이 갈증을 태우고 있다. 내 몸은 지금 구름빛이다.

나는 가볍다. 후두둑 떨어지는 적색 열매처럼 가까운 미래에 나는 돌아갈 것이다. 이마에 떨어지는 것, 얼굴에 번지는 것

내게 쇄도하는 현기증. 그대 몸에 얼룩지는 오래된 바람, 흰 손길에 갇혀 나는 물 밑에 있고 나는 오므라들어 졸고,

백 송이 꽃을 피운 수련은 어느덧 물에 잠겼고, 물 위를 지나던 나는 바람이요 장막이요, 그때 저기 부유하는 꽃잎.





[감상]
"나의 이름은 피곤한 바람이다"라고 발설하는 능청스러움이 인상적인 시입니다. 마치 오페라 무대에서 조용히 두 손을 펼치며 노래하는 프리모 우오모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특이한 발성이며, 적당한 관념과 운율감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게 참신성인듯 싶고요. 이제 주제의 깊이를 다루는 그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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