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밤 막차는 왜 동쪽으로 달리는가 - 김추인

2003.10.21 17:13

윤성택 조회 수:959 추천:156

『모든 하루는 낯설다』/ 김추인/ 세계사 시인선 82



밤 막차는 왜 동쪽으로 달리는가


청량리발 야간열차를 타고 탄더미처럼 쏟아지는 어둠의 층을 덜커덩덜커덩 뚫어내며 달리다 보면
그대 젊은 감성은
밤새의 날카로운 눈빛이 되어 한결 선명해진 시간의 긴 터널을 응시하게 된다

한밤을 내쳐 달려온 빙결의 새벽빛이
바다의 눈동자와 제일 먼저 마주치기 위해
마주친 카랑한 빛살, 반도의 마지막 인가까지 환하게 들어올릴 아침 식탁을 위해

밤 막차는 동쪽으로 레일을 깐다


[감상]
기차가 달리는 모양을 '탄더미처럼 쏟아지는 어둠의 층을 덜커덩덜커덩 뚫어'낸다는 시각이 새롭습니다. 누구든 한번쯤은 밤기차를 타고 어디든 떠났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소실점으로 다가오는 레일의 끝 일출을 터널처럼 통과하리란 것을 이 시를 통해 느낍니다. 잔잔한 감성이 배여 있네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991 20세기 응접실 - 윤성학 2007.06.05 1129 155
990 봄날 - 김기택 2003.05.19 1355 156
» 밤 막차는 왜 동쪽으로 달리는가 - 김추인 2003.10.21 959 156
988 수전증 - 박홍점 [1] 2007.01.24 1184 156
987 더딘 사랑 - 이정록 2003.04.14 1267 157
986 실종 - 한용국 2003.06.02 1027 157
985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2003.11.12 1163 157
984 암호 - 구순희 2004.04.28 1205 157
983 목련 - 심언주 2007.04.05 1440 157
982 산수유 아래서 징소리를 - 김길나 2007.06.16 1195 157
981 기도와 마음 - 이지엽 2008.03.24 1738 157
980 절정 - 함성호 2011.04.25 4059 157
979 밤 골목 - 이병률 2002.11.12 1062 158
978 여자의 육체 - 이성복 2002.12.27 1335 158
977 묵음의(默音) 나날들 - 은 빈 2003.02.12 964 158
976 때늦은 점심 - 이지현 [1] 2003.04.02 1055 158
975 불타는 그네 - 신영배 [1] 2007.05.08 1242 158
974 사랑 - 김요일 2011.04.04 2461 158
973 범일동 블루스 - 손택수 [1] 2003.02.14 1296 159
972 인생 - 박용하 [2] 2003.10.10 1857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