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따뜻한 마음 - 김행숙

2011.01.17 13:21

윤성택 조회 수:1623 추천:95


《타인의 의미》/  김행숙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민음의 시》169

          따뜻한 마음

        얼어붙은 마음이 녹으면서
        차츰 마음이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외로워졌어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헤아려지지 않습니다
        너의 얼굴에 영원히 머무를 것 같은
        미소는

        미소가 사라지는 순간은
        회오리처럼
        마음이 세차게 몰아닥칠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마음의 사막에
        가득히
        빛

        수수께끼의 형상으로
        우리의 포옹은
        어둠을 끝까지 끌어당기며
        서 있습니다


[감상]
마음이란 무엇일까, 그것도 따뜻한 마음. 이 시는 이러한 관념적인 소재인 ‘마음’을 일상의 감각을 동원해 표현합니다. 누군가를 차갑게 대하는 것도 사실은 마음의 표시이기에, 차가운 마음이 녹아 없어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무관심’입니다. 그러니 더욱 외롭고, 미소 또한 ‘헤아려지’는 계산적 행동이 아니기에 ‘빛’ 그 자체이길 바랍니다. 이렇듯 따뜻한 마음이란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는 내막의 실체들이겠지요. 쉬운 듯 쉽지 않게 읽혀서 섬세한 시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71 첫 키스 - 함기석 [3] 2008.04.08 2527 192
1170 낙엽 - 이성목 [2] 2005.11.10 2520 228
1169 눈을 감으면 - 김점용 [1] 2011.01.22 2491 113
1168 나는 기억하고 있다 - 최승자 2010.02.18 2484 192
1167 편지 - 이성복 2001.08.09 2480 271
1166 세월의 변명 - 조숙향 [1] 2001.04.09 2476 273
1165 사랑 - 김요일 2011.04.04 2460 158
1164 2006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1] 2006.01.02 2454 270
1163 꽃들에게 묻는다 - 채풍묵 [1] 2008.04.01 2436 187
1162 가을에는 - 최영미 [3] 2001.08.31 2431 235
1161 어느 가난한 섹스에 대한 기억 - 김나영 2006.07.04 2417 236
1160 가로등 - 한혜영 [1] 2006.03.27 2384 277
1159 사랑 - 고영 [5] 2005.03.08 2366 219
1158 봄의 퍼즐 - 한혜영 [2] 2001.04.03 2353 313
1157 오래된 마루는 나이테가 없다 - 차주일 [1] 2005.09.29 2314 254
1156 민들레 - 김상미 [4] 2005.04.26 2314 217
1155 2005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8] 2005.01.03 2299 229
1154 빈집 - 박진성 2001.12.05 2285 196
1153 사랑이 나가다 - 이문재 2006.06.30 2283 215
1152 연애 - 안도현 2001.04.20 2279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