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나무 안에 누가 있다 - 양해기

2009.11.18 12:31

윤성택 조회 수:905 추천:121

  《4차원에 대해 생각한다》 / 양해기 (2006년 《경향신문》으로 등단) / 《시작》시인선 0102

          나무 안에 누가 있다

        나무가 흔들린다
        나무 안에 누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나무가 흔들릴 수는 없다
        
        누가 내 곁을 떠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많은 나뭇잎들이
        한꺼번에
        나를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감상]
곁을 떠난 이들이 생각나는 11월입니다. 모두를 떠나보내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를 생각하면, 어쩐지 저 고독이 누군가의 生만 같습니다. 이 시는 나무로부터 형상화될 수 있는 이미지를 화자의 자의식에 드리워놓습니다. 이렇게 나무와 ‘누가’를 동일화시키는 순간, 생각이 더욱 짙게 배여 납니다. 나무의 흔들림이나 낙엽들이 시인의 감성에 섞여 메시지가 되는 것이지요. 자연과 분리되지 않는 사유에 시적 긴장이 있다고 할까요. 또 무언가 의심쩍어 하는 듯한 ‘그렇지 않고서야’의 어투도 이 시를 정열적으로 구조화시킨다는데 주목해야겠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31 눈의 여왕 - 진은영 2010.01.13 1041 105
1130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 신해욱 2010.01.12 1282 109
1129 동사자 - 송찬호 2010.01.09 1030 118
1128 음악 - 강성은 2010.01.07 1171 133
1127 합체 - 안현미 2010.01.06 1029 146
1126 2010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2010.01.05 1349 138
1125 단단해지는 법 - 윤석정 2010.01.04 1251 132
1124 겨울의 이마 - 하정임 2009.12.18 1189 127
1123 어느 행성에 관한 기록 - 이정화 2009.12.16 929 125
1122 자폐, 고요하고 고요한 - 최을원 2009.12.15 949 129
1121 붉은 염전 - 김평엽 2009.12.10 954 131
1120 못을 박다가 - 신현복 2009.12.07 1003 112
1119 연두의 시제 - 김경주 [1] 2009.12.02 1084 119
1118 고백 - 남진우 2009.11.27 1144 131
1117 오늘은 행복하다 - 김후란 2009.11.26 1282 118
1116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 구재기 2009.11.24 1304 122
1115 야생사과 - 나희덕 2009.11.23 1066 124
1114 추상 - 한석호 2009.11.21 855 119
1113 대설 - 정양 2009.11.19 905 109
» 나무 안에 누가 있다 - 양해기 2009.11.18 905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