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가벼운 담론』/ 조말선/ 문학세계사
비닐하우스
구겨진 콘돔이 하얗게 부풀었다
독한 가난을 피임하는
막막한 터널
얇은 막이 터지도록 땀을 쏟았다
땀방울마다 해 하나씩 갇혀
시퍼런 욕망을 속성 재배하였다
근심은 뜯어낼수록 수북이 자랐다
산고가 식은 저물녘
문이 열리고
허리 굽은 아버지가 태어났다
[감상]
비닐 하우스 안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시는 아버지를 "콘돔"과 "비닐하우스"라는 시적상관물을 통해 탁월하게 형상화 해냅니다. 아버지가 태어나는 것이나 시퍼런 욕망 등에서 알 수 있듯 이 시는 은유의 자장이 강력하게 전달되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