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삶의 음보 - 황인숙

2002.04.10 11:30

윤성택 조회 수:1252 추천:165

삶의 음보/ 황인숙/ 2002 『문학과 사회』 봄호



            삶의 음보                       
    
             노래방에서 누군가 아주 느린 곡조의 가요를 노래하면
             따라 듣기에만도 나는 숨이 막히고
             진땀이 난다
             내게는 그가
             노래를 부른다기보다
             불러낸다고 느껴진다
             저 힘!
             가창력이라기보다 저 정신력!
             말하자면, 저력!
             다시 말하자면 가창력!
             장식음과 바이브레이션으로
             꽉 차고 구성진!
    
             나는 간신히 음표에 올라앉았다
             음과 음 사이의 거리가
             내게는 항시 아득하여
             나는 총총히 노래했다
             내 노래는 언제나 단조로웠다.




[감상]
이런 경험들 있으실 듯 싶네요.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끝까지 쥐고 있는 저력의 친구. 연달아 3곡은 거뜬히 미리 눌러 놓는 기민한 친구. 아니, 그게 나였나? (웃음) 아무튼 이 시는 이런 감정을 시로 풀어냅니다. 이 시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마지막 행에 있는데요. 때로 성찰은 독자에게 진지하게 되묻는 물음이 되더군요. 삶의 음보. 제목에서부터 환해집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31 꽃 냄새가 있는 밤 - 김충규 2002.05.15 1314 192
230 칠판을 지우며 - 박남희 2002.05.14 1229 202
229 적사과 - 손순미 2002.05.10 1069 179
228 과일가게 앞의 개들 - 최금진 2002.05.09 1222 184
227 밤하늘 - 한혜영 2002.05.08 1390 189
226 론강의 별밤, 테오에게 - 박진성 2002.05.07 1089 190
225 순금 - 정진규 [1] 2002.05.06 1126 177
224 파꽃 - 김영준 2002.05.03 1178 184
223 봄비 한 주머니 - 유안진 2002.05.02 1299 193
222 현몽 - 함태숙 2002.04.29 1120 178
221 거미줄 - 이문재 2002.04.26 1312 183
220 분리수거 - 유춘희 2002.04.23 1147 177
219 바다에 누워 - 정한용 2002.04.22 1194 179
218 벚꽃 핀 술잔 - 함성호 2002.04.19 1172 172
217 바람부는 저녁에는 나도 함석지붕처럼 흐르고 싶다 - 신지혜 2002.04.17 1230 167
216 성내동 옷수선집 유리문 안쪽 - 신용목 2002.04.12 1141 181
215 며느리밥풀꽃 - 이향지 2002.04.11 1283 167
» 삶의 음보 - 황인숙 2002.04.10 1252 165
213 뱀 - 이혜진 2002.04.09 1197 169
212 낮달 - 이영식 2002.04.08 1127 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