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린 - 구광본

2001.05.14 15:53

윤성택 조회 수:1368 추천:266

강/ 구강본/ 민음사


        기린
                
                                        

        내가 그리고 있는 기린은
        네가 그리고 있는 기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엉터리 기린 그림이라고
        너는 말하지만 그래 나는 기린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기린을 그렸다
        너의 기린이 점점 형체를 갖추면서
        나무의 잎사귀와 열매를 따먹으며
        너의 붓끝에 사로잡히는 동안에도
        나의 기린은 점점 자라 화폭을 뚫고
        이젤을 넘어뜨리곤 시멘트 바닥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간다



[감상]
1987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시집입니다. 기린에 관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가끔 이런 살아 숨쉬는 표현을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이 시는 다시 읽어도 시선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출중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11 그믐이었다 - 노춘기 2008.01.11 1235 119
1110 늑대의 문장 - 김태형 2008.08.01 1432 119
1109 그리운 상처 - 양현근 [1] 2009.04.23 2106 119
1108 추상 - 한석호 2009.11.21 855 119
1107 연두의 시제 - 김경주 [1] 2009.12.02 1087 119
1106 잠 속의 잠 - 정선 [1] 2011.02.07 1258 119
1105 밤 낚시터 - 조숙향 2007.08.01 1239 120
1104 기습 - 김은숙 2007.09.05 1244 120
1103 꽃과 딸에 관한 위험한 독법 - 김륭 2008.02.21 1276 120
1102 요긴한 가방 - 천수호 2009.04.15 1473 120
1101 청춘 3 - 권혁웅 [1] 2007.10.30 1266 121
1100 길에 지다 - 박지웅 2008.01.10 1408 121
1099 나무 안에 누가 있다 - 양해기 2009.11.18 906 121
1098 네 어깨 너머, - 김충규 2010.01.18 1145 121
1097 스위치 - 김지녀 2010.01.26 1536 121
1096 Across The Universe - 장희정 2007.11.12 1694 122
1095 거기 - 조말선 2007.11.21 1245 122
1094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 구재기 2009.11.24 1304 122
1093 가슴 에이는 날이 있다 - 백미아 2008.10.17 2056 123
1092 이 골목의 저 끝 - 정은기 2009.04.09 1782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