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린 - 구광본

2001.05.14 15:53

윤성택 조회 수:1364 추천:266

강/ 구강본/ 민음사


        기린
                
                                        

        내가 그리고 있는 기린은
        네가 그리고 있는 기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엉터리 기린 그림이라고
        너는 말하지만 그래 나는 기린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기린을 그렸다
        너의 기린이 점점 형체를 갖추면서
        나무의 잎사귀와 열매를 따먹으며
        너의 붓끝에 사로잡히는 동안에도
        나의 기린은 점점 자라 화폭을 뚫고
        이젤을 넘어뜨리곤 시멘트 바닥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간다



[감상]
1987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시집입니다. 기린에 관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가끔 이런 살아 숨쉬는 표현을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이 시는 다시 읽어도 시선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출중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11 싹 - 김지혜 2005.12.27 2666 266
» 기린 - 구광본 2001.05.14 1364 266
1109 부서진 활주로 - 이하석 2001.05.12 1284 266
1108 저수지 - 김충규 [1] 2001.05.10 1370 266
1107 Y를 위하여 - 최승자 2001.08.10 1699 265
1106 풀잎 다방 미스 조 - 정일근 2001.06.27 1414 265
1105 몽대항 폐선 - 김영남 2006.06.08 1380 264
1104 날아라 풍선 - 마경덕 2005.07.30 2169 264
1103 퍼즐 - 홍연옥 [1] 2004.03.02 1733 264
1102 방생 - 이갑수 2001.06.05 1213 264
1101 무인 통신 - 김행숙 2001.08.08 1425 262
1100 만월 - 정지완 2001.05.26 1316 262
1099 가물거리는 그 흰빛 - 이근일 2006.06.05 1653 261
1098 편지에게 쓴다 - 최승철 2001.05.22 1611 261
1097 버려진 식탁 - 이윤학 2001.05.11 1355 261
1096 후문 - 김병호 2006.06.01 1558 259
1095 가을날 - 이응준 2002.09.26 3600 259
1094 사랑니 - 고두현 [1] 2001.07.11 1841 258
1093 그 날 - 이성복 2001.05.30 1622 257
1092 섬 - 조영민 [6] 2001.08.07 2047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