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겨울강/ 최동호 / 『문학사상』 2월호
젊은 날의 겨울강
겨울강은 모든 것을 튕겨버린다고,
서운케 일기장에 썼던 것은 잘못이다.
겨울강이 얼어붙은 것은
제 몸속에 품고 있는 피라미 새끼와 물풀과 작은
돌멩이들을 세찬 바람으로부터 감싸기 위해서다.
수많은 봄이 지나가는 동안에도 나는 몰랐다.
강가에서 튕겨져 나오는 돌만 바라보던 젊은 날에는
꽝꽝 얼어붙은 겨울강의 살 속을 흐르는
따뜻한 사랑의 숨소리 나 정말 알지 못했다.
[감상]
내면을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깨달음이 느껴집니다. 한때 겉보기에 치중했던 날들을 되돌아보게 하고요. 그래서 젊음은 곧 무지가 아니라, 앎으로 나아가는 터널과도 같은 거라고. 그래서 터널처럼 외로웠노라고. 젊은 날 겨울 강가에서 고작 한 일이라고는 깨지지 않는 그 사랑에 돌멩이나 던졌구나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