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왼손의 사랑 - 정끝별

2002.02.04 10:42

윤성택 조회 수:1538 추천:182

『자작나무 내 인생』/ 정끝별 / 세계사


        
         왼손의 사랑


        버린 사랑 왼손으로 쓰네
        나는 사랑의 왼손잡이


CLOSE UP (느리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권태로운  방 쪽으로  열려진  창문 밑  반대로 놓인  수
화기와 쓰다만 엽서  왼쪽에 거꾸로 깎다만 사과 물끄러
미 왼손 끝에서 덧나는 희망 보이네  물고기뼈처럼 금지
된 그녀


        내가 희망하는 것은
        그가 아니었네 그의 사랑도
        단지 나를 향한 사랑
        위태롭게, 내가 빠져들었네
        나는 나의 노예
        나는 금지되네


   LONG SHOT (무미건조하면서 지루하게)
   길 밖으로  상실한 그녀 흘러가네  지하철을 타고 쇼핑
을 하고 모퉁이를 돌아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듣고 설겆이
를 하다 뜨거운 두 손에 이마 묻네 털어내지 못한 사랑이
발목 적시네 차가운 그녀


        내가 멀리 있네
        내 사랑 피어 혼자서 젖고 있네
        잊혀지고 싶은 나처럼 그를 잊고 있네
        나는 나의 노예, 용서하라



[감상]
'왼손'이라는 의미에서 느껴지는 상상력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시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91 버리고 돌아오다 - 김소연 2002.03.06 1173 184
190 그가 두고 온 빈집에선 - 이정록 2002.03.05 1219 178
189 커브가 아름다운 여자 - 김영남 2002.03.04 1194 200
188 나무를 생각함 - 최갑수 2002.02.26 1295 177
187 겨울 밤에 시쓰기 - 안도현 2002.02.23 1601 181
186 푸른 사막을 보고 오다 - 권현형 2002.02.22 1412 182
185 수도관은 한겨울에만 꽃을 피우고 - 심재상 2002.02.21 1133 215
184 귀향 - 박청호 2002.02.20 1187 195
183 폐타이어가 있는 산책길 - 최영숙 2002.02.19 1137 188
182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2002.02.18 1203 186
181 여주인공 - 이희중 2002.02.16 1070 173
180 허불허불한 - 김언희 2002.02.15 1092 177
179 봄나무 - 최창균 2002.02.14 1323 173
178 공감대 - 연왕모 2002.02.07 1109 180
177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 - 손택수 2002.02.06 1260 178
» 왼손의 사랑 - 정끝별 2002.02.04 1538 182
175 연애에 대하여 - 이성복 2002.02.01 1638 184
174 옹이가 있던 자리 - 이윤훈 2002.01.31 1062 198
173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수련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 장석원 2002.01.30 1102 199
172 수선집 근처 - 전다형 2002.01.29 1116 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