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적멸 - 김명인

2001.12.12 19:56

윤성택 조회 수:1222 추천:192

『물 속의 빈 집』/ 김명인/ 미래사  


             적멸寂滅


        한겨울 눈은 허벅지까지 쌓였다 인적 그친
        방죽 너머로 바람 혼자서 달려가고
        골짜기 새들조차 긴 꿈 속에 파묻힌
        유난스런 날들은 길고 길었다
        언 귀 비비면 열고 닫히는 소리 무섭게
        부서지는 파도여, 버린 몸 또한
        이제 돌볼 수 없는 때를 만나서
        벼랑 끝 채석장 철탑 우뚝 솟은 언덕까지
        절뚝거리며 생각 밀고 당기면서 가면
        어디로 가야 하나 막막한 마음만큼 어지럽게
        구름들 바다를 건너서 갔다

[감상]
참 서정적이지요. 이 시를 읽고 있노라면 한겨울의 눈과, 바람과 파도, 그리고 구름들이 눈에 선합니다. 또한 소재 하나 하나의 의인법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겨울, 언젠가 당신도 이 시에서처럼 겨울바다에 설 기회가 있겠지요. 저 또한 눈을 감고 이 기운을 간직하고 싶군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71 합체 - 안현미 2010.01.06 1029 146
170 밤의 능선은 리드미컬하다 - 문세정 2008.01.29 1328 146
169 물의 베개 - 박성우 [1] 2007.04.25 1307 146
168 얼굴 없는 기억 - 김일영 2003.04.10 1095 146
167 공중의 시간 - 유희경 2008.12.16 1526 145
166 녹색에 대한 집착 - 정겸 2007.06.08 1355 145
165 검은 편지지 - 김경인 2007.07.24 1159 144
164 저녁에 이야기하는 것들 - 고영민 [2] 2008.06.17 1897 143
163 무의지의 수련, 부풀었다 - 김이듬 2007.01.19 1146 143
162 검은 젖 - 이영광 2008.02.12 1221 141
161 바람막이 - 신정민 [2] 2007.06.13 1303 141
160 사하라의 연인 - 김추인 2011.02.16 1222 140
159 벽 - 심인숙 2011.04.14 2146 139
158 흩어진다 - 조현석 2009.11.10 928 139
157 2008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5] 2008.01.09 1917 139
156 안녕 - 박상순 [4] 2007.06.20 1784 139
155 2010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2010.01.05 1349 138
154 가을비 - 신용목 [1] 2007.08.11 1959 138
153 어도 여자 - 김윤배 2007.06.07 1083 138
152 하늘 위에 떠 있는 DJ에게 - 이영주 2011.03.03 1352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