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달1 - 박경희

2002.08.08 10:32

윤성택 조회 수:1503 추천:241

달1/ 박경희/ 2001년 『시안』으로 등단




        달1


        한밤중
        자귀나무 밑 벌거벗은 고모가
        냇물로 냉큼 들지 못하고
        손안에 물을 착착 등으로 받아넘기더니
        온몸을 떨며
        하얀 꽃잎같은 엉덩이를
        살짝 들쳐올린다
        물결 층층으로 젖내를 뿌린 쥐오줌풀꽃이
        하얗게 피어난다


[감상]
은밀하고도 농염한 서정미가 돋보이는 시입니다. 마치 시 속 공간 어느 바위 뒤에서 엿보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서정과 시적 긴장을 두루 갖추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인데 이 시는 그런 접점을 잘 포착했네요. 또한 시 속에 등장하는 나무와 풀에게 이름을 찾아주고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솔직히 저 또한 익명에 너무 익숙합니다. 무슨 나무인지, 무슨 풀인지도 모르고 詩 한 줄기 피워내려고 애썼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야후 백과사전을 검색하며, 참 나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51 유년 - 정병근 2002.09.16 1060 189
1050 산촌 - 김규진 2002.11.08 1060 170
1049 그 깃발, 서럽게 펄럭이는 - 박정대 2003.06.24 1060 192
1048 나는 그 나무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 정채원 2002.10.30 1061 181
1047 126번지 - 이승원 2003.12.19 1061 174
1046 기록들 - 윤영림 2009.02.16 1061 114
1045 옹이가 있던 자리 - 이윤훈 2002.01.31 1062 198
1044 강풍(强風)에 비 - 김영승 2002.06.25 1062 171
1043 쿨럭거리는 완행열차 - 송종규 2002.09.05 1062 179
1042 밤 골목 - 이병률 2002.11.12 1062 158
1041 근미래(近未來)의 서울 - 이승원 2002.10.11 1063 208
1040 비단 짜는 밤 - 정상하 [1] 2003.10.25 1064 182
1039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 고영 [3] 2005.04.21 1064 181
1038 오조준 - 이정화 [1] 2004.12.06 1065 203
1037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 [연탄] - 이기인 2002.11.05 1066 172
1036 나는 여기 피어 있고 - 이순현 [1] 2002.11.15 1067 172
1035 장례식장의 신데렐라 - 이지현 2003.09.04 1067 165
1034 녹색 감정 식물 - 이제니 2011.01.24 1067 123
1033 야생사과 - 나희덕 2009.11.23 1068 124
1032 적사과 - 손순미 2002.05.10 1069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