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흙의 건축 1 - 이향지

2015.05.11 12:07

윤성택 조회 수:1768

 

흙의 건축 1

 

이향지

 

한 알갱이가 한 화분 속에서 한 덩어리 되어 한 뿌리는 살리는 것이다

 

한 방울이 한 뿌리로 스며 한 송이를 피우는 것이다

 

한 덩어리 속에서 한 알갱이는 가만히 잊어져야 더 좋은 것이다

 

 

* 이향지 시집 햇살 통조림(시작, 2014)

 

 

[읽기 메모]

요즘 우리 사회는 점점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고립되고 파편화되어 이 사회에 흩어져 있는 거겠고요. 이렇게 온라인으로 우리가 네트워크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듯싶지만, 화면만 벗어나면 또 외로운 일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시는 그 한 알갱이를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고 세상을 살리는 방법을 일깨워줍니다. 알갱이는 흙에서 방울로 전이 되어, 살리고 스미고 피우며 잊어지기도 합니다. 생성과 소멸이 함께하는 이것이 진정한 흙의 건축이겠지요. 헤아릴 수 없는 동식물들이 죽어서 용해된 것이 흙이듯, 우리 또한 흙으로 돌아간 선대의 수많은 사람들의 일부분입니다. 가만히 잊는다는 것은 개인이 로 옮겨가는 시간인 것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51 유년 - 정병근 2002.09.16 1060 189
1050 산촌 - 김규진 2002.11.08 1060 170
1049 그 깃발, 서럽게 펄럭이는 - 박정대 2003.06.24 1060 192
1048 나는 그 나무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 정채원 2002.10.30 1061 181
1047 126번지 - 이승원 2003.12.19 1061 174
1046 기록들 - 윤영림 2009.02.16 1061 114
1045 옹이가 있던 자리 - 이윤훈 2002.01.31 1062 198
1044 강풍(强風)에 비 - 김영승 2002.06.25 1062 171
1043 쿨럭거리는 완행열차 - 송종규 2002.09.05 1062 179
1042 밤 골목 - 이병률 2002.11.12 1062 158
1041 근미래(近未來)의 서울 - 이승원 2002.10.11 1063 208
1040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 고영 [3] 2005.04.21 1064 181
1039 비단 짜는 밤 - 정상하 [1] 2003.10.25 1065 182
1038 오조준 - 이정화 [1] 2004.12.06 1065 203
1037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 [연탄] - 이기인 2002.11.05 1066 172
1036 나는 여기 피어 있고 - 이순현 [1] 2002.11.15 1067 172
1035 녹색 감정 식물 - 이제니 2011.01.24 1067 123
1034 장례식장의 신데렐라 - 이지현 2003.09.04 1068 165
1033 야생사과 - 나희덕 2009.11.23 1068 124
1032 적사과 - 손순미 2002.05.10 1069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