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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들의 종말 - 김윤배

2001.11.28 15:14

윤성택 조회 수:1146 추천:202

『부론에서 길을 잃다』/ 김윤배/ 문학과지성사


             시간들의 종말



        시간들의 늙은 웃음 소리 쌓이는 골짜기에 와 있네
        언약의 피멍 흘러온 강물들 조용한 몸짓으로
        내 안에 와서 누우며 시간들의 낡은 몸 끌어안네
        풀잎 한 잎의 고요한 흔들림 위에 시간들이 얹히고
        시간들이 침묵처럼 잠들고 시간들이 저 홀로 깨어
        달빛에 몸을 맡길 때 풀잎은 시간들이 쓸쓸해 보였네
        쓸쓸한 시간들, 웃음 소리가 시간과 함께 늙어갈 때
        시간들은 내 모든 것을 조용하게 만들었네



[감상]
이 시는 관념적인 시적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라는 공간을 생생하게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또한 거기에서 화자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서정과 상징이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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