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나무 안에 누가 있다 - 양해기

2009.11.18 12:31

윤성택 조회 수:906 추천:121

  《4차원에 대해 생각한다》 / 양해기 (2006년 《경향신문》으로 등단) / 《시작》시인선 0102

          나무 안에 누가 있다

        나무가 흔들린다
        나무 안에 누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나무가 흔들릴 수는 없다
        
        누가 내 곁을 떠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많은 나뭇잎들이
        한꺼번에
        나를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감상]
곁을 떠난 이들이 생각나는 11월입니다. 모두를 떠나보내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를 생각하면, 어쩐지 저 고독이 누군가의 生만 같습니다. 이 시는 나무로부터 형상화될 수 있는 이미지를 화자의 자의식에 드리워놓습니다. 이렇게 나무와 ‘누가’를 동일화시키는 순간, 생각이 더욱 짙게 배여 납니다. 나무의 흔들림이나 낙엽들이 시인의 감성에 섞여 메시지가 되는 것이지요. 자연과 분리되지 않는 사유에 시적 긴장이 있다고 할까요. 또 무언가 의심쩍어 하는 듯한 ‘그렇지 않고서야’의 어투도 이 시를 정열적으로 구조화시킨다는데 주목해야겠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91 마블링 - 권오영 2020.04.23 356 0
1190 조난 - 윤의섭 2011.01.05 693 75
1189 얼음 이파리 - 손택수 2011.01.01 696 61
1188 가방 - 유미애 2011.01.04 711 80
1187 강변 여인숙 2 - 권혁웅 2011.01.06 727 72
1186 와이셔츠 - 손순미 2011.01.10 751 69
1185 근황 - 정병근 2010.12.31 755 81
1184 그믐 - 김왕노 2011.01.13 782 75
1183 바다의 등 - 차주일 2011.01.11 806 67
1182 부레 - 박현솔 2011.01.29 815 108
1181 단봉낙타의 사랑 3 - 박완호 2003.04.17 846 163
1180 자전거 보관소를 지나며 - 문정영 2003.01.03 854 172
1179 추상 - 한석호 2009.11.21 855 119
1178 뚜껑이 덮인 우물 - 이향지 2003.01.06 872 195
1177 공중의 유목 - 권영준 [1] 2003.02.04 888 160
1176 뿔에 대한 우울 - 김수우 2002.12.24 894 161
1175 불우를 씻다 - 유정이 2011.01.27 895 112
1174 암각화 - 오탁번 2003.04.01 902 165
1173 대설 - 정양 2009.11.19 905 109
» 나무 안에 누가 있다 - 양해기 2009.11.18 906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