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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 - 유지소

2002.12.13 13:48

윤성택 조회 수:954 추천:161

뻘 / 유지소 / 『시작』2002 겨울호



        


        나는 폐타이어와 낡은 구두 한 짝 그리고 죽은 쥐새끼와 함께 열심히 늙어갈 것이다

        나를 부양하는 것은 지독한 악담
        반쯤 비뚤어진 네 입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것들

        나는 두려움을 거절한다 죽음이나 질병도 인류의 오래된 습관일 뿐
        그저 슬프거나 외롭거나 그뿐

        일몰 근처, 붉게 타오르는 예배당 종소리는 내 것이 아니다 죽은 쥐새끼 위로 낙엽 한 장 덮일 때


[감상]
이 뻘밭에서 뒹굴다 목을 빼 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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