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구름, 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 이명덕

2003.03.17 22:52

윤성택 조회 수:1016 추천:179

『도다리는 오후에 죽는다』/ 이명덕/ 『천년의시작』 시인선



        구름, 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밤낮 길을 떠나는
        잊혀진 빛깔로도 눈부실 줄 아는
        새로 치장한 하늘 위를 넘보려는
        비바람 품은 속셈 드러내지 않는
        헐거운
        허리띠

        치마끈 푸는
        봄날



[감상]
미켈란젤로 화보를 보다가 다비드 상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영혼의 껍데기인 저 몸은 얼마나 감각적인가… 그래서 그 몸이 되고 싶다고 나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매일 아침 일찍 머리를 감으러 헬스클럽으로 가는 이유도 거기 어디쯤 이유가 있을 법합니다. 이 시는 마지막 연에서 오는 이미지가 선명합니다. 봄은 여인의 허리곡선에서 오는 걸까요. 겨우내 두꺼운 옷으로 가려두었던 옆구리와 힙 사이를 그리는 그 곡선, 이 시의 상상력에서 보이는 듯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91 누가 내건 것일까 - 장목단 2003.04.22 1018 152
90 음풍 - 박이화 2003.12.12 1016 201
89 지하도에서 푸른 은행나무를 보다 - 서안나 2003.06.16 1016 164
» 구름, 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 이명덕 2003.03.17 1016 179
87 내 그림자 - 김형미 2011.01.14 1014 84
86 적(跡) - 김신용 2002.09.06 1013 172
85 자전거포 노인 - 최을원 2003.09.03 1012 166
84 사라진 도서관 - 강기원 2010.01.21 1011 106
83 나무의 손끝 - 신원철 2003.05.23 1010 167
82 내가 읽기 전엔 하나의 기호였다 - 고현정 2002.12.30 1009 180
81 접열 - 권영준 2003.11.04 1008 186
80 공사장엔 동백나무 숲 - 임 슬 [1] 2002.11.07 1008 167
79 다대포 일몰 - 최영철 2002.06.26 1007 180
78 영자야 6, 수족관 낙지 - 이기와 2002.06.03 1007 182
77 어물전에서 - 고경숙 2002.11.19 1005 180
76 부리와 뿌리 - 김명철 [1] 2011.01.31 1004 109
75 산란2 - 최하연 2003.11.27 1004 178
74 목단꽃 이불 - 손순미 2003.04.15 1004 149
73 못을 박다가 - 신현복 2009.12.07 1003 112
72 무덤생각 - 김용삼 2003.01.23 1000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