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나에게 사랑이란 - 정일근

2001.08.27 12:17

윤성택 조회 수:1715 추천:218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 정일근 / 시와시학사

        나에게 사랑이란

        마음속에 누군가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기에
        젊은 날엔 그대로 하여 마음 아픈 것도
        사랑의 아픔으로만 알았습니다
        이제 그대를 내 마음속에서 떠나보냅니다
        멀리 흘러가는 강물에 아득히 부는 바람에
        잘 가라 사랑아, 내 마음속의 그대를 놓아 보냅니다
        불혹, 마음에 빈자리 하나 만들어놓고서야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나봅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놓고 기다리는 일이어서
        그 빈자리로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어서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야 나도 알게 되었나 봅니다.

[감상]
정일근 시인은 뇌종양으로 시한부인생을 극복한 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시(바다가 보이는 교실 - 유리창 청소)가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분입니다. 불혹의 시인에게 선고된 사형선고를 극복했기 때문일까요. "사랑"에 관해 풀어내는 잔잔한 어조에 울림이 전해져 옵니다. "마음을 비워놓고 기다리는 일", 당신도 비워 놓았나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11 여주인공 - 이희중 2002.02.16 1070 173
1010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2002.02.18 1204 186
1009 폐타이어가 있는 산책길 - 최영숙 2002.02.19 1138 188
1008 귀향 - 박청호 2002.02.20 1187 195
1007 수도관은 한겨울에만 꽃을 피우고 - 심재상 2002.02.21 1133 215
1006 푸른 사막을 보고 오다 - 권현형 2002.02.22 1412 182
1005 겨울 밤에 시쓰기 - 안도현 2002.02.23 1601 181
1004 나무를 생각함 - 최갑수 2002.02.26 1295 177
1003 커브가 아름다운 여자 - 김영남 2002.03.04 1196 200
1002 그가 두고 온 빈집에선 - 이정록 2002.03.05 1219 178
1001 버리고 돌아오다 - 김소연 2002.03.06 1174 184
1000 PC - 이원 2002.03.07 1220 198
999 글자 속에 나를 구겨넣는다 - 이선영 2002.03.11 1151 215
998 젊은 날의 겨울강 - 최동호 2002.03.12 1152 210
997 가시 - 남진우 [1] 2002.03.14 1327 217
996 바람불던 집 - 장승진 2002.03.15 1183 200
995 안개에 꽂은 플러그 - 이수명 2002.03.16 1118 178
994 신림동 마을버스 - 최승철 2002.03.18 1151 171
993 무덤 - 안명옥 2002.03.19 1145 205
992 1984년 - 김소연 2002.03.20 1243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