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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봉낙타의 사랑 3 - 박완호

2003.04.17 14:30

윤성택 조회 수:846 추천:163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박완호/  『시작』시인선 26



       단봉낙타의 사랑 3


        대공원 후문의 나무들이 일제히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무슨 힘이 저들의 정신을  묶어 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걸까

        바람도 빛도 아닌  블랙홀 같은 주문이 있어  나무들의
      육체와 영혼을 잡아당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내 정신으로 이어진 줄을 당겨 저에
      게로 자꾸만 끌고 가는 것이라고




[감상]
바람이 불고 그 바람으로 기우는 나무들의 풍경에서 시인은, 인연과 우주의 질서를 생각해냅니다. 에너지는 어떤 식으로든 힘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고, 이 힘의 근원은 생명체의 여로와도 관련된 물리학의 중요한 화두입니다. 창밖 하염없이 흔들리고 있는 나무들에게서 발견되는 '정신의 이어진 줄', 시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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