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중독 - 조말선

2001.07.05 12:51

윤성택 조회 수:1617 추천:288

조말선 / 제7회 <현대시 동인상> 수상작/ 현대시 2001 [문학세계사]

        

        중독


        꽃은 한신 빌딩 오층 외벽에 매달려 있었다
        나는 그때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한신 꽃집은 조금 전에 문을 닫았다
        나는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빨간 점멸등이 피었다 졌다
        파란 점멸등이 피었다 졌다
        한신 빌딩 창문이 노랗게 피기 시작했다
        아크릴 꽃이 파르르 떨었다
        한 송이 한신 빌딩은 꽃잎 한장 움직이지 않았다
        당기시오 꽃잎이 나를 밀어넣고 퉁 제자리로 돌아갔다


[감상]
모든 빛은 꽃처럼 피었다가 진다! 시인만의 독특한 발상이지요. 그 자체가 하나의 시로서의 호흡을 이끌어 갑니다. 마지막 꽃잎과 합일되는 모습. 빌딩의 창문조차 노랗게 피었다면, 화자는 그 꽃잎의 중심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 수많은 꽃들이 밤마다 피었다가 집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51 로맨티스트 - 하재연 2009.11.17 927 108
1150 부레 - 박현솔 2011.01.29 816 108
1149 대설 - 정양 2009.11.19 905 109
1148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 신해욱 2010.01.12 1282 109
1147 자동카메라 - 김지향 2010.02.03 1437 109
1146 부리와 뿌리 - 김명철 [1] 2011.01.31 1004 109
1145 역류 - 정재학 2008.07.18 1288 110
1144 소각장 근처 - 장성혜 2009.03.18 1047 110
1143 촛불 - 류인서 2009.03.23 1464 110
1142 폭주족의 고백 - 장승진 [1] 2009.02.12 992 111
1141 죽도록 - 이영광 [1] 2011.01.26 1219 111
1140 숲 - 이기선 2009.11.09 945 112
1139 못을 박다가 - 신현복 2009.12.07 1003 112
1138 연리지 - 박소원 [1] 2011.01.07 939 112
1137 불우를 씻다 - 유정이 2011.01.27 896 112
1136 로컬 버스 - 김소연 2010.01.19 952 113
1135 눈을 감으면 - 김점용 [1] 2011.01.22 2491 113
1134 도망자 - 이현승 2007.10.17 1101 114
1133 기록들 - 윤영림 2009.02.16 1061 114
1132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 류근 2011.01.28 1259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