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그믐 - 김왕노

2011.01.13 09:57

윤성택 조회 수:782 추천:75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김왕노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 《시작시인선》0126

          그믐

        그가 캄캄해져 돌아온다.

        그의 몸에서 나는 어둠 냄새

        오늘도 세상이 그렇게 어두웠어. 그래, 앞이 안 보였어

        서로의 몸을 열고 들어가
        서로를 밝히려 푸른 촛불로 타오른다.
        그믐이 달밤보다 더 환해져 온다.
        

[감상]
자연은 현상을 드러냅니다만, 인간은 그 자연을 통해 이치를 깨닫습니다. 그믐은 가장 작아진 달의 모양이어서 가장 어두운 밤입니다. 이 시는 ‘그’의 등장과 그 상황을 맞서는 ‘서로’의 합일로 현상적 한계를 반전시킵니다. 사람과 사람이 융화되면서 빚어내는 그 자체가 발화점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3연의 ‘그’가 고백하는 두려움에서 알 수 있듯, 어쩌면 우리는 홀로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문학적 테두리 속에서 에로틱한 상상도 가능한 이 시에서, 삶을 관통하는 그 어떤 감(感)을 가져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91 木도장 - 손택수 2001.06.01 1536 350
1190 흉터 속에는 첫 두근거림이 있다 - 정영선 2001.07.12 1620 337
1189 우체통 - 이진명 2001.04.11 2538 334
1188 트렁크 - 김언희 2001.04.11 1758 332
1187 넝쿨장미 - 신수현 [1] 2001.04.07 2044 332
1186 ㅎ 방직공장의 소녀들 - 이기인 2001.04.24 1668 331
1185 나무에게 묻다 - 천서봉 2001.06.11 1781 327
1184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 - 허수경 2001.04.16 2126 327
1183 날아가세요 - 허연 2001.04.12 2172 327
1182 희망은 카프카의 K처럼 - 장석주 2001.06.28 1649 325
1181 전망 좋은 방 - 장경복 2001.04.23 1889 325
1180 백신의 도시, 백신의 서울 - 함민복 2001.05.17 1380 324
1179 간이역 - 김선우 [2] 2001.04.17 2218 324
1178 우울한 샹송 - 이수익 2001.04.13 1876 324
1177 빛을 파는 가게 - 김종보 2001.07.16 1694 322
1176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 장석남 [1] 2001.04.28 1759 321
1175 펜 노동자의 일기 - 이윤택 2001.04.26 1661 321
1174 그대들의 나날들 - 마종하 2001.06.29 1522 319
1173 장화홍련 - 최두석 2001.04.30 1504 319
1172 봄의 퍼즐 - 한혜영 [2] 2001.04.03 2355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