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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김완하

2002.08.12 16:59

윤성택 조회 수:2923 추천:249

별/ 김완하/ 19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빛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허리가 휘어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발 아래로 구르는 별빛,
        어둠의 순간 제 빛을 남김없이 뿌려
        사람들은 고개를
        꺾어 올려 하늘을 살핀다
        같이 걷는 이웃에게 손을 내민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의 빛 속으로
        스스로를 파묻기 때문이다
        한밤의 잠이 고단해
        문득, 깨어난 사람들이
        새벽을 질러가는 별을 본다
        창 밖으로 환하게 피어 있는
        별꽃을 꺾어
        부서지는 별빛에 누워
        들판을 건너간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새벽이면 모두 제 빛을 거두어
        지상의 가장 낮은 골목으로
        눕기 때문이다


[감상]

별에 관한 따뜻한 시선에 매료됩니다. 별을 통해 우리의 이웃을 아름답게 볼 수 있다니요. 이 시가 가지고 있는 흡인력은 밤과 새벽의 소재들을 별의 속성과 잘 잇대 놓은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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