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poemfire.com

2023.05.10 15:09

윤성택 조회 수:109

기억을 보존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 도메인, 호스팅, 매년 봄이면 꽃 피듯 고지서가 내게 도착한다. 그래서 일 년을 연장하고 나면, 백 년 후가 나를 갱신하는 듯하다. 고요히 인터넷에 떠 있다가 포말처럼 여기저기로 흩어질 운명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돌벽처럼 서 있다. 내게 와 부딪치는 것들, 돌아다보면 시간도 흰 백사장만 같아 내가 흐른다는 것을 잊곤 한다. 아주 가끔 게시판의 옛글을 읽는다. 계절감이라든가 그날의 날씨, 관심들에게서 한때 나였던 나를 본다. 가릴 것이 많아진 나에게, 보이는 거라고는 청춘밖에 없는 내가 말을 건다. 꽃 피듯.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글이 읽으러 기회를 만난다 2024.02.22 26
144 영화로운 2024.01.26 29
143 신호등에 걸려 서 있다 보면 2024.03.13 37
142 보랏지다 2023.12.28 43
141 인생이 통속으로 취했거늘 2024.02.01 46
140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64
139 소포 2023.01.18 72
138 시나리오 2023.02.24 74
137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79
136 시시때때로 2022.02.23 81
135 냉장고 2023.09.07 84
134 음악 2022.03.23 89
133 시고 시인 2021.12.01 90
132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91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92
130 허브 2021.08.25 97
129 봄 낮술 2022.04.27 101
128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09
» poemfire.com 2023.05.10 109
126 버찌 2022.06.17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