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나보다 더 현실적인

2009.11.13 18:04

윤성택 조회 수:325 추천:2


하루 종일 후둑후둑 비가 내린다.
어두운 듯 쓸쓸한 듯 바람이 불어가고
약간의 소름이 살결 위에 머문다.
세포도 기지국을 세워 교신을 하려는 것인지
잠시 통신장애처럼 오한이 밀려온다.
시간에 정체된 감정 같은 걸까.
거울을 들여다보면 문득 내가 낯설다.
나보다 더 현실적인 그가 실룩거린다.
살아간다는 건 온 신경을 유영한다는 것이다.
작동하면서 이렇게 그를 부르는 것이다.
구름이 어딘가로 빗방울을 타전하는 것처럼
툭툭 이 비를 나는 내 안의 지옥에게
전한다, 부디 나를 알아보지 마라.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태풍 2020.09.04 4738
144 눈이 온다는 건 2013.12.04 2612
143 폭염 2020.08.17 2588
142 빗물처럼 file 2014.02.12 2123
141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092
140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045
139 새벽은 음악이 아프고 2014.01.09 1962
138 성에 file 2014.02.03 1889
137 붐비는 날들 file 2013.12.24 1875
136 상상 file 2014.01.14 1847
135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793
134 가을 file 2013.10.17 1790
133 안부 file 2013.11.26 1745
132 2014.01.07 1271
131 벚꽃 file 2015.04.27 1141
13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1 2011.03.11 963
129 2009.05.23 931
128 충혈 file 2013.12.11 831
127 잠들기 직전 2014.03.07 819
126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