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그래 오래 새벽이 되어본 마음이 금간 시간을 빛으로 비출 순 있지 않을까. 하루 중 나에게만 기다려준 순간이 있듯, 문득 허공을 바라보았을 때 그 틈에 설핏 차오르는 것이 그 빛이라면 어떨까. 나를 생경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지금 오래, 그래 오래 거기에 있는 거라고.
살아간다는 건 이해와 오해를 뒤집어쓴 짐승에게 내 이름을 던져주는 것이다.
철창을 흔들던 그에게 내가 처음 이름을 주었을 때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우적우적 씹는 소리가 내가 나라는 동물원이다. 수많은 눈이 낮이었다가 밤으로 감는, 바라볼수록 신기한 저 순수를 얼마나 사육해야 하나. 가슴 두드리고 하늘 보고 검은 눈동자에 비치는 날들. 나는 저 짐승의 관람료로 인생을 버텨왔으므로.
그러나, 다시 내가 아무 것도 아닌 점으로 박동한다면
순수가 그곳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내 이름을 받아주며 갇힌 나를 위해
한곳에 오래도록 서 있는 건 아닌지.
우적우적 한 生을 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