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마음일기 3

2008.02.12 21:20

윤성택 조회 수:593 추천:4


오랜 친구인 그가 오래전 나와의 일을 알려준다.
그러나 나는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생생하게 재현해내는 그의 추억 속에서 나는 속수무책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몇 번을 들어도 나의 기억은 왜곡된 오류투성이의 짜깁기 같다.
과거는 결국 해석이다.
우정이란 미래를 향해 존재하면서 복잡한 암시체계를 가진다.
지금 우리를 일깨워주는 것은 요란한 삶의 정점에서의 고요,
행복에 둘러싸여 있을 때의 외로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와 내가 공모할 수 있는 것은
망쳐버려도 미련이 없는 미래이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5 변신 file 2014.01.28 724
44 성에 file 2014.02.03 1889
43 빗물처럼 file 2014.02.12 2123
42 무게 file 2014.03.07 742
41 생각이 결려 file 2014.03.07 721
40 잠들기 직전 2014.03.07 819
39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710
38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793
37 벚꽃 file 2015.04.27 1141
36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092
35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045
34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603
33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807
32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571
31 밀교 2020.03.25 470
30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542
29 폭염 2020.08.17 2588
28 태풍 2020.09.04 4733
27 후룹 2020.09.28 295
26 쐬하다 2020.11.11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