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갈대숲이 보이는 서녘의 창에서 오래도록 서 있었다는 것이다.
몇 달이고 그곳에서 혼자서 책을 읽거나 시를 쓰곤 했던 것인데,
현실을 편애하는 지금에 와서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정직하다거나 진실하다는 것은 추악한 행복에 불과하다.
비밀을 간직하지 못하는 심장은 타인의 기억에서 박동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은 전생애를 비밀에 걸었을 때에만 이루어진다.
우리는 살아갈수록 비밀이 되어야 한다.
돌이켜 비밀이 없다면 운명은 그저 통속적인 고백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