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주말은 지나고

2008.12.15 23:55

윤성택 조회 수:301 추천:8



주말이 지나고 나는 또 시계에 익숙해졌다.
시간은 초초한 내 심장을 뒤져
명랑한 분노가 파먹은 오후를 들여다본다.
누군가를 잠시 미워해본다는 건
내가 얼마나 지독하게 살고 싶다는 것일까.
나는 조용히 그림자로 부패해갈 것이고
자글자글한 어둠 속에서 표정을 얻을 것이다.
화장실에 앉아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얼굴이 2년째
같은 각도에서 나를 봐준다. 습관처럼 나는
미래의 나에게 환기되고 기억을 들킨다.
사진파일과 파일을 빠르게 넘기다보면
미래나 과거나 나에게 속한 한 단지 기록일 뿐이다.
기록을 나눠가진 주말은 갔다. 그러니 이 저녁은
푸른빛으로 인화되는 그 여운이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5 마주침 2009.03.24 233
24 구름 2009.03.18 292
23 밤기차 2009.03.09 255
22 2009.03.02 254
21 숲을 걷는다 2009.01.30 352
20 비극 2009.01.21 336
19 포장마차 2009.01.10 327
18 여행 2008.12.23 539
» 주말은 지나고 2008.12.15 301
16 불현듯 내가 2008.12.04 439
15 서술 2008.12.02 240
14 사람을 이해하는 일 2008.11.26 317
13 2008년 11월 20일 12시 47분 2008.11.21 257
12 영하 6도 2008.11.18 262
11 밤 10시에서 11시 사이 2008.11.10 346
10 그늘의 나무 2008.11.10 215
9 우연한 회상 2008.11.08 276
8 전기자전거 2008.11.07 239
7 드라마 2008.11.06 181
6 비밀 2008.11.04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