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밀교

2020.03.25 12:33

윤성택 조회 수:470



삶이 시간에게 투옥 중인 것이라면 시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벽에 긁어놓은 표시다. 수많은 과거의 내가 기억 속에 갇힌 채 매순간 교정되는 상상. 과거와 현재의 시차를 잊은 채 나였던 것으로 세뇌 당하는 날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끝끝내 우리가 되기 위해 너를 버린다. 네가 완벽하게 내게로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됨으로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철저하게 감염되는 것이다. 너와 내가 옮아간 것이 우리라는 항체이다. 그러니 시란 문학에 감염된 자들의 밀교에 가깝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5 성에 file 2013.01.09 360
44 추억과 벽 사이 file 2013.05.15 371
43 몸이 생각을 앓고 나면 2013.09.05 375
42 2009.11.23 408
41 이게 당신이다 2009.04.15 424
40 마음일기 2 2008.02.02 426
39 거래 file 2013.12.31 432
38 불현듯 내가 2008.12.04 439
37 一泊 2013.10.10 462
» 밀교 2020.03.25 470
35 그대 생각 file 2013.10.25 521
34 여행 2008.12.23 539
33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542
32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571
31 마음일기 3 2008.02.12 593
30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603
29 마음일기 1 2008.01.31 629
28 한 사람 file 2013.12.10 633
27 7cm 눈 file 2013.12.16 709
26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