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지나간 시간을 나눠 갖는 것이다.
일기처럼 드러나는 생활이 다시 기념되고
촉수를 낮춘 꿈들에도 뿌리가 돋는다.
당신 안으로 나를 들여 놓는 고백
---
가까운 시인의 결혼식 축시를 몇몇 시인과
나눠서 한 편으로 완성키로 했다.
짧은 행간이지만 대상을 정하고 글을 써본지가 얼마만인가.
기억 저편 수취인불명으로 떠돌고 있을 연애편지가 떠올려지는 건 왜인지.
일상은 누추하게 하루 하루를 견디다
몇 달을 훌쩍 건너왔다.
누군가 물어온다면 이런 근사한 ‘비밀’ 때문이라고
하면 어떨까.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수없이 꿈꾸어 보았다. 그러면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되면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장 그르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