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불현듯 내가

2008.12.04 00:32

윤성택 조회 수:439 추천:15



살면서 내 것을 버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추억을 무모하게 만든다. 이해도 확신도 없는
너무 빨랐거나 너무 느린 기억의 속성.
들여다볼수록 지그재그로 금이 갈 뿐.
두려운 것은 내가 하나의 선택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변주된 청춘이 꿈의 환부마다 필연을 바르는
그저 이미지로 종속된 시간들.
그러니 일생에게 있어 生은 얼마나 관대한 광경인가.
우리가 보는 세계는 점점 사라지고
과거는 우리를 추억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송되는 텍스트로 만든다. 잠시 후
이 글은 공기와 빛을 자장으로 다른 몸을 이룰 것이다.
불현듯 또 다른 내가 생각을 입을 것이다.
명랑한 집착아, 부식된 환상아, 안녕.
이제 내 뜻으로 나를 하나 버렸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5 철(撤) file 2013.12.19 747
124 무게 file 2014.03.07 742
123 새벽 두 시 2010.03.04 732
122 변신 file 2014.01.28 724
121 생각이 결려 file 2014.03.07 721
120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709
119 7cm 눈 file 2013.12.16 709
118 한 사람 file 2013.12.10 633
117 마음일기 1 2008.01.31 629
116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603
115 마음일기 3 2008.02.12 593
114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571
113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542
112 여행 2008.12.23 539
111 그대 생각 file 2013.10.25 521
110 밀교 2020.03.25 469
109 一泊 2013.10.10 462
» 불현듯 내가 2008.12.04 439
107 거래 file 2013.12.31 432
106 마음일기 2 2008.02.02 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