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2013.02.19 11:32

윤성택 조회 수:260 추천:19





옛날 비디오 플레이어를 뜬금없이 뜯어보다
이 도시를 닮은 기판을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정밀하게 칩으로 사라져버린 유적에
내 의식이 입혀져
불현듯 어느 순간의 기제가 되어갈 데이터들,
내가 죽어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은 살아남아
기록을 차용하여 또 하나의 인생을 조립해놓겠지요

얼마 전 참치횟집에서 참치 눈동자를 채 썰어
술 주전자에 담아 따라주는 잔을 받은 적 있습니다
아득한 심해를 가로질렀던 그 참치의 눈망울이 내 안에 들어와
무엇이 될까, 생각하다보니 내가 인터넷에 남긴 흔적 또한
언젠가 킬로바이트에 담겨 놓이겠구나 싶어집니다

한 사람의 꿈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한 부분이다,
라고 ‘보르헤스’는 적었습니다
지금 이 적막이 너무 이른 우연은 아닐지.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5 저녁 2009.04.01 263
64 영하 6도 2008.11.18 262
» 도시 file 2013.02.19 260
62 한 잔 하늘 2010.10.27 258
61 2008년 11월 20일 12시 47분 2008.11.21 257
60 밤기차 2009.03.09 255
59 2009.03.02 254
58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0 2011.02.16 249
57 그리운 것들이 연대하는 2009.11.18 245
56 신묘년 새해 2010.12.31 243
55 하나의 색으로 물들어 간다는 것은 자연의 신념이다 2008.11.01 242
54 우울 2013.08.29 240
53 이 저녁은 2009.11.05 240
52 서술 2008.12.02 240
51 전기자전거 2008.11.07 239
50 보안등 포말 file 2013.03.11 238
49 새벽 공기 2013.07.26 237
48 나무 2009.11.04 236
47 끌림 2009.03.25 236
46 드라마 2013.09.23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