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저녁

2009.04.01 23:18

윤성택 조회 수:263



  하늘이 서쪽으로 돌아누워 어두워진다. 이때의 저녁해는 고만고만한 수심으로 일렁이는 쓸쓸함이다. 창마다 새어나갈 빛들이 한 무더기로 모여 안개꽃이 되기도 잔별들이 되기도 했던 저녁. 내일은 또 얼마큼의 계절이 와서 기다릴 건지, 창밖 나뭇가지 끝이 쭈뼛쭈뼛 밤을 맞는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제 안에 별이 있다. 몸의 세포 속으로 들어가고 또 들어가면 저 막막한 우주가 나오고, 그 곳에 어느 별 하나가 나였던 까닭으로 궤도를 돌고 있다. 별은 그저 그 밤들을 견디며 너에게 가는 것이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5 생각이 결려 file 2014.03.07 721
104 무게 file 2014.03.07 742
103 빗물처럼 file 2014.02.12 2123
102 성에 file 2014.02.03 1889
101 변신 file 2014.01.28 724
100 상상 file 2014.01.14 1847
99 새벽은 음악이 아프고 2014.01.09 1962
98 2014.01.07 1271
97 거래 file 2013.12.31 432
96 붐비는 날들 file 2013.12.24 1875
95 철(撤) file 2013.12.19 747
94 7cm 눈 file 2013.12.16 709
93 충혈 file 2013.12.11 831
92 한 사람 file 2013.12.10 633
91 눈이 온다는 건 2013.12.04 2612
90 안부 file 2013.11.26 1745
89 그대 생각 file 2013.10.25 521
88 가을 file 2013.10.17 1790
87 一泊 2013.10.10 463
86 2013.09.25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