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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향기로 읽는 행간,

2005.08.09 14:37

윤성택 조회 수:729



헤이리 북카페 반디

나뭇결이 촘촘히 포개진 타원형 모양, 마치 싱싱한 물고기 같다고 할까. 어둑해지면 아가미는 밤하늘 초승달이 되어 입질을 하고, 송사리떼 같은 별빛은 그 주위로 몰려들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시인이며 언론인인 이종욱 씨의 책들이 사는 서식처이며 터전이다. 카페 앞쪽에는 세 그루의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있다. 넉넉한 그늘을 나눠주던 플라타너스가 말을 건네 온다. 삶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지그시 만져보라 나를/ 거친 껍질을 쓰다듬어보라/ 그 밑의 버짐을/ 흉터 많은 몸통을/ 슬며시 끌어안아 보라>, 이종욱 시인 시가 가만가만 대답해준다. 어느 날 훌쩍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 이 작은 카페에 깃들면 어떨까.  

* 푸른 파주 8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