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밤바다 - 권주열

2005.06.22 15:57

윤성택 조회 수:1650 추천:239

<밤바다> / 권주열/ 《대릉원에는 고래가 산다》(수요시포럼 동인지)中


        밤바다

        뿌리 없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물 위로
        물고기가 가지마다 매달려 팔랑인다

        그 나무 밑에 모인
        배 몇 척 불 밝힌 채
        사다리를 놓고 올라간다
        
        바람이 부는데도
        아랑곳없이
        밤샘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수평선에
        물고기가 낙엽처럼 진다


[감상]
잔잔한 흐름으로 고즈넉해집니다. 밤바다에 드리워진 불빛에서 나무의 형상이 새어나오고,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바다'라는 숲을 이룹니다. 잎새 모양의 '물고기'가 바람에 흩날리듯 물밑을 오가고, 그러다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드는 것이 낙엽처럼 보일만도 합니다. 밤바다에서 숲을 발견하는 시인의 서정에 흠뻑 젖어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791 적빈 모정 - 조성국 [4] 2005.07.13 1361 210
790 사랑의 역사 - 이병률 [2] 2005.07.12 1795 191
789 어둠과 놀다 - 이상국 [2] 2005.07.11 1472 200
788 그리운 이름 - 배홍배 [1] 2005.07.08 2035 203
787 날마다 벗는다 - 이은림 2005.07.07 1561 202
786 안과병동이 있는 뜰 - 노향림 2005.07.06 1230 184
785 공터의 사랑 - 김재홍 [1] 2005.07.05 1349 198
784 갈대 - 조기조 [3] 2005.06.30 1737 192
783 구겨진 몸 - 이향 [2] 2005.06.29 1516 209
782 부재중 - 김경주 [3] 2005.06.24 2116 196
781 해바라기 공장 - 이기인 [1] 2005.06.23 1864 230
» 밤바다 - 권주열 [1] 2005.06.22 1650 239
779 주름들 - 박주택 [1] 2005.06.21 1475 236
778 잠 속의 생애 - 배용제 [1] 2005.06.17 1504 222
777 정전기 - 김향지 [2] 2005.06.16 1342 197
776 기차 소리 - 심재휘 [1] 2005.06.15 1644 204
775 교통사고 - 김기택 [4] 2005.06.14 1709 221
774 그림자 - 안시아 2005.06.13 2179 212
773 꽃의 흐느낌 - 김충규 2005.06.09 1995 204
772 몸이 스스로 제 몸을 찾아가고 - 이윤훈 2005.06.08 1269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