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싸귀가 예쁜, 여름을 나는 낯익은 제비
폭양이 잘린 처마 안쪽 빨래줄에 앉는다
하얀 배와 검은 등은 순결하기만 하다
폭양이 제비를 버하지 못하는 한여름 낮
먼 산이 더위를 먹는 짙푸른 녹음 속에서
어린 그녀는 나의 눈길을 한껏 즐긴다
가뭄 홍수 하늘에 가득해도 두렵지 않아
네가 취하는 휴식은 한이 없이 서늘하다
러닝셔츠 바람으로 방바닥에 누워 쳐다본다
끊임없이 깨무는 꽈리 소리가 희디 희다
-[고형렬] 여름
덥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여름입니다
어젯밤엔 제법 알이 굵은 녀석들이 쏟아지더니
이 밤은 저 구름끝에 그저 대롱대롱하여
그림자 몇개 창문너머로 어른거리기만 할 뿐
통 모습을 보이진 않네요
뺨싸귀가 예쁜, 여름을 잘 통과하고 계시는지요?^^
늦은 밤 안부차 들러 시 한편 살짝 내려 놓고 갑니다
참 이빨 뾰족한 모기들에게 헌혈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