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스케치북

2002.11.13 23:15

윤이나 조회 수:191

맨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일곱살 솔영이가 말했습니다.
" 아 바람 냄새 좋다"
저녁 일곱시가 막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째깍째깍, 제 마음도 막 넘어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손톱 아래 크레파스가루가 오늘따라 무지갭니다.
하루 열시간이 넘는 나의 노동이 순간 여기도 뜨고 저기도 뜨는 노란별입니다.
들어와 아이들 스케치북을 넘겨 봅니다.
그곳엔 다홍색 코끼리도 살고 다리가 여섯개 반인 오징어도 삽니다.
가끔은 저도 그 스케치북 안에서 살고 싶습니다.
매일 매일 별이 뜨는 동네에는 처음 살아 봅니다.
아니 제가 저 하늘에 너무 무심한 어른이었나 봅니다.
껍데기가 되기전 다시 알맹이로 돌아가고 싶으신적 성택님은 없었을까요?
이런 궁금증만 조롱조롱 남기고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8 까뮈.....전락에서 발췌 [2] 진지한 2002.11.28 172
1137 유현치과 후기, [2] 윤성택 2002.11.27 196
1136 낙엽에 대한 생각... [1] 김병곤 2002.11.27 264
1135 형! 바람붑니다. [1] 사라 2002.11.26 133
1134 시사랑, 시의 백과사전 운영자입니다 [1] 시사랑 2002.11.23 191
1133 너무나도 힘들었던 한 주 [1] 에릭 2002.11.22 181
1132 상처주는 아이들 [2] 조은영 2002.11.21 186
1131 서정시를 쓰는 남자 [1] 2002.11.21 195
1130 창 밖에서 혹은 창 안에서 [1] 윤미진 2002.11.20 245
1129 한국과 브라질 축구 평가전을 보기 전에 [1] 소군산 2002.11.20 115
1128 바람(風), 혹은 바람(望) [3] 이창호 2002.11.18 196
1127 겨울 햇살 [1] 2002.11.16 193
1126 I am sam [1] 소야 2002.11.15 195
1125 간격 [2] 천서봉 2002.11.15 196
» 스케치북 [1] 윤이나 2002.11.13 191
1123 귤로 물들다 윤성택 2002.11.13 209
1122 이럴 땐 어떻게 하죠? [2] 김병곤 2002.11.12 180
1121 계절인사 [1] 이은희 2002.11.09 174
1120 굉장하구나 [1] 이혜정 2002.11.07 190
1119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 [1] 김병곤 2002.11.06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