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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가야할 때를 몰랐나 보네요...

2003.09.13 22:41

김병곤 조회 수:199 추천:1

역대 최강의 태풍 "사라"의 위력을 잠재운

"매미"의 울음소리 익어 가는 가을날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유유히 연휴를 즐기며 떠다니던 배들의 휴식은

쉴 새 없는 파도로 흔들고, 바람으로 밀어

서로간의 크고 작은 접촉 사고로 원치 않은 관계를 만들고

거대하게 서 있던 크레인 한 번 스치자

휘어지며 쓰러지던 1년의 빈 자리가 허전한

컨테이너 선착장을 지나 오랫동안 참아내던 산림의 구토로

달리던 자동차를 세우고, 사람들을 묻어버린다

나무에 매달려 달콤하게 베어 물 사람들 기다리던

과일의 꿈들도 흙에 묻은 채 안타까운 손에 쥐어져야 했다

거대한 바다가 대륙을 넘봤는지

황토빛 여울거리는 파도에 누워버린 벼들, 일어날 줄 모르던

2003년 한가위

매미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