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하다.
끝없이 길을 내미는 고속도로를 따라
그 밤 손을 뻗듯 찾아갔던 바다,
작은 폭죽이 소소한 별을 매달고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포말들이
오랫동안 포장마차 주위를 서성거렸던,
미안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크게 기뻐할 것도 없고
다만, 굵은 소금에 대하가 붉게 달아오를 때까지
번개탄의 열기와 소주 몇 잔이 가져다주는
밤바다의 풍경이 그립다고나 할까.
추억은 기억력이 깊다.
지금 밖에서 흔들리고 있는 가로수의 가지들은
그 뿌리의 표정이며 얼굴이었다. 함부로
낙엽을 밟고 걸을 수 없는 것이
이 가을이 내게 온 까닭이다. 그래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떠나간 것들은
작심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닮았다.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만큼
쓸쓸한 것도 없다, 나는 떠났으나
언제나 되돌아오는 것은 떠났던 내가 아니다.
그러니 누가 나를 기다릴 것인가.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더불어 당신도 믿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