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하다

2003.10.25 15:35

윤성택 조회 수:485 추천:7




가끔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하다.
끝없이 길을 내미는 고속도로를 따라
그 밤 손을 뻗듯 찾아갔던 바다,
작은 폭죽이 소소한 별을 매달고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포말들이
오랫동안 포장마차 주위를 서성거렸던,
미안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크게 기뻐할 것도 없고
다만, 굵은 소금에 대하가 붉게 달아오를 때까지
번개탄의 열기와 소주 몇 잔이 가져다주는
밤바다의 풍경이 그립다고나 할까.

추억은 기억력이 깊다.
지금 밖에서 흔들리고 있는 가로수의 가지들은
그 뿌리의 표정이며 얼굴이었다. 함부로
낙엽을 밟고 걸을 수 없는 것이
이 가을이 내게 온 까닭이다. 그래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떠나간 것들은
작심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닮았다.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만큼
쓸쓸한 것도 없다, 나는 떠났으나
언제나 되돌아오는 것은 떠났던 내가 아니다.
그러니 누가 나를 기다릴 것인가.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더불어 당신도 믿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한 걸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8 안녕하세요 [1] 한송이 2003.12.10 244
1417 안녕하세요? [1] 장인수 2003.12.07 276
1416 꾸벅 [1] 성경 2003.12.04 228
1415 마음의 자리 [3] 윤성택 2003.12.03 383
1414 어제 제대로 말도 못 해보고... [1] 김병곤 2003.11.28 277
1413 지나고 나면 윤성택 2003.11.27 276
1412 겨울옷을 정리하다가... [1] 김솔 2003.11.22 264
1411 안부 [1] 최 주 2003.11.20 306
1410 휴면상태? [1] 윤성택 2003.11.15 686
1409 잠바, [1] 윤성택 2003.11.14 345
1408 연애편지에 대한 그리움 [1] 이나☆ 2003.11.14 308
1407 행복한 청소부 [1] 조은영 2003.11.11 280
1406 이제 다음 달이면... [3] 김병곤 2003.11.06 288
1405 '시가 있는 아침'의 아침하늘입니다. [2] 허은주 2003.11.04 304
1404 가을 한 토막 [1] 변삼학 2003.11.03 307
1403 기분 좋아지는 곳 [1] 동명 2003.10.30 283
» 그 바다가 안녕한지 궁금하다 [5] 윤성택 2003.10.25 485
1401 바다를 보여줄게!^^ [1] 소리샘 2003.10.23 288
1400 고생 많았지 [1] 정승렬 2003.10.21 350
1399 가을의 중심, 나! [1] 고경숙 2003.10.20 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