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문자슬라이드에 가을이 미끄러집니다.
"가을의 중심, 나!"
자꾸 주문을 걸다보면 정말로 중심에 서있을지도 모른다고 호기를 부려 봅니다.
그러나,
내 주문이 액정을 타고 미끄러지는 동안
바람을 타고 미끄러지는 낙엽 몇 장.... 곱지 못했던 여름 탓에 일찍 몸을 뉘입니다.
나는 낙엽만도 못합니다. 집착을 놓지 못해, 되지도 않는 시 몇 구절과 씨름하고...
그래도,
삭제하지는 못할 말들, 가을의 중심에 서고 싶어! 되뇌이며, 심호흡 크게 해 봅니다.
10월이 나보다 먼저 가을 속으로 뛰어듭니다. 내일 비가 그치면 더 더욱 쌀쌀해질 날씨...
농 속을 정리하며 과감한 삭제와 새로만들기로 나 자신을 재편집 해야 할 시간들입니다.
님의 詩 '주유소'에서 처럼 어쩌면 가릉가릉 충전이 필요한 지도 모를 일 입니다.
여전히 행복하시죠?
^^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경숙 시인님이 남기신 글들은 항상 심장 파동과도 같은 주파수를 가져서 마음의 안테나가 잘 서는 곳에서 보기 좋습니다. 저 플라타너스들도 그런 수신율을 위해 잎새를 떨구고 짱짱한 안테나로 서있고 싶었을까요. ^^ 따뜻한 저녁 되시고요, 건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