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쁜 배너형 방명록 때문일까요
자유마당은 아직 12월이네요,
대한이 소한 집에 갔다가 얼어죽는다던데
글쎄요, 제 기억에도 이렇게 따스한 소한은 처음이네요
밤 마실을 나갔다 돌아왔습니다 힘들어도
하루에 30분씩은 꼭 걸어야한다는 의사의 말대로
한적한 신도시의 밤길을 내것처럼 걷다왔습니다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시간이 느리게 빠져나갑니다
보름달이나 나무들, 빽빽하게 솟은 아파트들,
꺼진 가로등따위와 말 나누다 왔습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자학을 이해한다던
누군가의 말을 오래 생각했습니다 참,
괴롭히고 증오할 대상이 나 밖에 없는 삶이란...
그런데 꺼진 가로등이 자꾸 머릿속에 환합니다
孵化...한 것이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한해가
이렇게 대책없이 시작되고 있네요
어디에 계시든지 행복하시라고
그 말씀, 잠깐 드리러 왔습니다
언제 들러도 아름다고 따스한 집,
온기만 또 훔쳐 갑니다 그러니 혹 오늘 운세에
남서쪽에서 온 浪人을 조심하라 하지 않던가요?
사람 사는 게 다른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꺼진 가로등을 만나기 위해 먼먼 여정을 거쳐 허리가 아팠던 건 아닐까. 때론 소중함이란 소중하지 않는 것들이 제 손가락을 베어 써준 혈서 같은 거. 하여 천 시인님은 최근에 가장 희망적인 것이 '건강'이 될 것 같습니다. 글로서 뵐 때는 행간행간 참 많은 얘기들이 오고간 것 같은데, 막상 행사 때 만나고 보면 활짝 웃다가 얘기 다 끝나는가 싶어 매번 아쉬웠습니다. 뭇 시인들이 보지 못한 발견을, 올해도 계속해야겠지요? 요즘은 詩벼락을 맞아도 살 것 같습니다. 남서쪽 낭인이 누군가 싶어, 뻐꾸기 날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