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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입니다.

2005.11.26 10:45

김안나 조회 수:187

She 作 미용실

가만히 누웠어요 사내가 편하냐고 물어요
고개를 들으려니 어깨를 지긋이 누르며 그냥 있으라네요
지쳐 풀어헤쳐진 머리 조심스레 손 빗질로 거품을 만들어요
사내의 숨소리가 느껴져요 부드러운 손놀림
이미 오래전부터 알아온 듯 익숙해요
축축한 물기 닦아주며 동그랗게 나를 말아 앉혀주네요
사내가 이번엔 따뜻한 바람을 끌고 와요
내 몸에서 가지들이 뻗어 나와요
말라버린 잎사귀를 쳐내느라
사내의 손이 빨라져요
침침한 과거가 뚝,뚝.. 잘려나가요
수북이 쌓인 고백들이 바닥에 나뒹굴어요
버려진 것들이 다시 자라진 않겠지요
이제 나는
새벽 2시의 창문을 바라보는 일 따윈 없을 거예요
기차가 지나가버린 레일 위에서 비장하게 서 있지도 않을 거예요
나는 너무 성실하게 아팠어요
까운을 벗어요
사내가 괜찮냐고 물어요
....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발 아래, 뭉텅뭉텅 나뭇잎 채이는데요
....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

주말입니다. 즐거운 시간들로 채워나가시길..
위 글는 아직도 고쳐야 할 부분들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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