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5:48

윤성택 조회 수:2309

삶이 아름다울 때는 타인이 나를 지우는 순간이지.
매번 같은 길로 시간을 지난다고 느낄 때
여행이 문득 나를 다녀가는 것 같아.
여행에게 슬픈 것은 내가 함부로 타인이 된 것이고,
또  정말 미안한 것은 내가 극렬히 당신이 되려 했다는 것.
고백하건데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입술을 향해 대화한 건, 내가 아직도 쓸쓸히
누군가 눈 속으로 어두워지고 있다는 거.
산다는 게 때로는 강박이어서 어느
낯선 곳에 나를 부려놓고 싶어진다랄까.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않아서 누구의
누군가가 되지 않고 완전한 타인이 되었을 때
동굴 같은 눈빛이 되더라. 누가 내 안에 들어와
횟불을 켤 때, 주술처럼 나는 수천년 전 벽화로
발견 될까. 누가 그 눈에 불을 켜고 들어가 있나.
반짝이는 눈빛을 볼 때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516
123 허브 2021.08.25 521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564
121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530
120 쐬하다 2020.11.11 835
119 후룹 2020.09.28 773
118 태풍 2020.09.04 6921
117 폭염 2020.08.17 3141
116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1049
115 밀교 2020.03.25 987
114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1072
113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1375
112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1118
111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596
110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625
109 벚꽃 file 2015.04.27 1681
»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2309
107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1226
106 잠들기 직전 2014.03.07 1355
105 생각이 결려 file 2014.03.07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