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쐬하다

2020.11.11 17:47

윤성택 조회 수:787

포장마차 경유난로가

소주 뒷맛처럼 쐬하다.

안경을 벗어 탁자에 놓는다는 건,

시력이 더 이상 타인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초고추장은 깊고

구름은 와사비 빛이 난다.

감각을 휘휘 젓는 자정 무렵이니까.

무엇이든 접촉이 두려운 계절,

멀찍이 입막음한 헤드라이트가

쉭쉭거리며 스쳐간다.

이런 날은,

이런 날은 그렇다.

내가 모르는 내가

나를 훑어봐도 괜찮다.

그만큼 별들은 자유로우니까.

양자역학적으로,

한 잔 가득

어딘가로 비워지고 있다고.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2 봄 낮술 2022.04.27 470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472
130 음악 2022.03.23 472
129 시시때때로 2022.02.23 470
128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474
127 겨울에게 쓰는 편지 2022.01.05 507
126 시고 시인 2021.12.01 456
125 버퍼링 2021.10.06 477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476
123 허브 2021.08.25 478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520
121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497
» 쐬하다 2020.11.11 787
119 후룹 2020.09.28 729
118 태풍 2020.09.04 6781
117 폭염 2020.08.17 3094
116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989
115 밀교 2020.03.25 932
114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1037
113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