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음악

2022.03.23 14:22

윤성택 조회 수:388

 



새벽에 음악을 들으면

음악이 몸을 새벽으로 듣는다.

깨어 있으니 두 귀가 음에 따르듯,

음은 두 귀가 따르는 데를 짚어줄 수밖에.

음악이 재생의 속성이라면

나는 나의 속성을 음악에 재생한다.

같지만 조금씩 다른 음악은

조금씩 다른 나를 같게 하므로.

늙은 가수가 공연 마지막에 부르는 곡은 항상 같다.

그 곡이 훗날 죽은 가수를 번번이 살려낸다.

죽은 가수가 살아 있는 청중을 기념하여,

깨어 있는 이 밤이 죽음을 기념할 수 있다.

내가 어쩌지 못하는 감정이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 감정은 나를 떠나지 못해

생각을 뒤지고 있다는 걸 안다.

음악은 늘 한 곡이고 느낌은 늘 다르니까,

나는 늘 나이고 생각은 늘 다르니까.

듣는다, 내가 음악에게

음악이 내게 오늘만은.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2 영화로운 2024.01.26 392
141 보랏지다 2023.12.28 391
140 냉장고 2023.09.07 387
139 poemfire.com 2023.05.10 405
138 시나리오 2023.02.24 387
137 소포 2023.01.18 386
136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388
135 태내의 멀미 2022.08.09 490
134 버찌 2022.06.17 396
133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387
132 봄 낮술 2022.04.27 388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388
» 음악 2022.03.23 388
129 시시때때로 2022.02.23 387
128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388
127 겨울에게 쓰는 편지 2022.01.05 420
126 시고 시인 2021.12.01 388
125 버퍼링 2021.10.06 388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389
123 허브 2021.08.25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