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눈이 온다

2010.12.27 16:16

윤성택 조회 수:225 추천:1


눈발이 내리는 걸 우두커니 보니,
오늘 눈은 입자가 얇은 가루 같다.
구름도 제 생각에 겨워 산을 뒤덮고
잠시 어둡게 뒤척인다.
검은 가지를 반쯤 뒤덮은 흰색의 명암이 극명하다.
밖을 떠도는 저 눈발도 여행처럼 이곳에 왔으리라.
그렇게 쌓이고 쌓이면서 숙명이 다녀간다.
속눈썹에 찔린 물방울, 그 안에도
수많은 지류(支流)의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으니.
눈 속에서 누군가 걸어올 때는 그가 누구라도 정겹다.
여행은 항상 예기치 못한 곳에서 젖어드는 법이니까.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글이 읽으러 기회를 만난다 2024.02.22 29
144 영화로운 2024.01.26 31
143 보랏지다 2023.12.28 45
142 인생이 통속으로 취했거늘 2024.02.01 49
141 신호등에 걸려 서 있다 보면 2024.03.13 52
140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66
139 소포 2023.01.18 74
138 시나리오 2023.02.24 75
137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81
136 시시때때로 2022.02.23 82
135 냉장고 2023.09.07 86
134 음악 2022.03.23 90
133 시고 시인 2021.12.01 92
132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92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93
130 허브 2021.08.25 97
129 봄 낮술 2022.04.27 102
128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09
127 poemfire.com 2023.05.10 112
126 버퍼링 2021.10.06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