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버스에 눈이 내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생각이 간이역으로 전전하는 동안
눈도 버스도 제 빛깔에 겨워합니다
표면 아래 흘러내린 녹은 눈 흔적을 보고 있자니
눈이 버스를 가만히 어루만지는 것만 같습니다
수취인불명,
카메라 앵글 속에서 빨간 미군버스가 되었던 시절이 있듯
버스에 가만히 쌓인 이 눈(雪)도
누군가의 눈물이어도 되겠습니다
주차장에서 고요하게 식어가고 있을 차들의 이마에
손을 얹듯 그렇게 눈이 내렸습니다
첫 눈을 기념해본 사람에게서 가장
쓸쓸한 것은 마지막 내린 눈입니다
눈이 이 오후를 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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