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붉은 버스와 눈

2013.02.28 11:27

윤성택 조회 수:704 추천:8




붉은 버스에 눈이 내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생각이 간이역으로 전전하는 동안
눈도 버스도 제 빛깔에 겨워합니다

표면 아래 흘러내린 녹은 눈 흔적을 보고 있자니
눈이 버스를 가만히 어루만지는 것만 같습니다

수취인불명,
카메라 앵글 속에서 빨간 미군버스가 되었던 시절이 있듯
버스에 가만히 쌓인 이 눈(雪)도
누군가의 눈물이어도 되겠습니다

주차장에서 고요하게 식어가고 있을 차들의 이마에
손을 얹듯 그렇게 눈이 내렸습니다
첫 눈을 기념해본 사람에게서 가장
쓸쓸한 것은 마지막 내린 눈입니다

눈이 이 오후를 간직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4 대리 2013.09.13 662
83 2013.09.10 674
82 몸이 생각을 앓고 나면 2013.09.05 857
81 감도 2013.08.31 671
80 우울 2013.08.29 688
79 기도 2013.08.28 784
78 기로 2013.08.26 701
77 건널목 2013.08.22 703
76 타인이라는 도시 2013.08.22 785
75 순수 2013.08.19 699
74 열대야 2013.08.05 621
73 발굴 2013.07.31 662
72 새벽 공기 2013.07.26 684
71 추억과 벽 사이 file 2013.05.15 870
70 대피로, 바다 file 2013.04.12 688
69 기다림 file 2013.03.19 745
68 보안등 포말 file 2013.03.11 672
» 붉은 버스와 눈 file 2013.02.28 704
66 도시 file 2013.02.19 686
65 성에 file 2013.01.09 863